영화 5

존 말코비치 되기 (Being John Malkovich, 1999) 리뷰

이 포스트에는 스포일러가 마구잡이로 나옵니다. 한 줄 요약: 어떠한 예측도 통하지 않는 말코비치 판타지! 코미디를 가장한 비극적 철학영화. 이 포스터가 은유적인 의미로만 만들어진 줄 알았더니만. 실제로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었다니. 주인공인 슈와츠가 꼭두각시 인형극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찾아간 레스터 회사. 7.5층이라는 어이 없는 층수 탓에 그 층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등골을 부수면서 복도를 지나다닌다. 영화 초반에는 무슨 부조리극을 보고 있는 줄 알았다. (하지만 이 7.5층의 비하인드를 짧은 비디오로 보여주는데, 마치 세상이 자신에게는 "맞지 않게" 디자인이 된 것 같다며 불평하는 여자가 나온다. 그녀의 불만을 들어주기 위해 이렇게 설계되었다는데, 우리 모두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지 않..

영화 2021.06.14

아비정전 (Days of Being Wild, 1990) 짤막한 감상평

이 포스트에는 스포일러가 마구잡이로 나옵니다. 정전: 한 인물의 일대기. 그래서 영화 제목의 뜻은 '아비'라는 인물의 이야기. 많은 사람들이 아비정전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장면. 맘보를 추는 장국영. 흰 나시와 흰 트렁크를 입은 주인공의 컷씬은 어째 왕가위 영화마다 꼭 한 번씩은 나오는 듯. 영화 내 짤막하게 나오는 장국영의 미소 짓는 장면. 하지만 이런 짧은 찰나조차 완전하게 행복하지 않은,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 없는 눈을 하고 있다. 장만옥은 그 옆에 있으면서도 항상 외로웠을 것이다.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은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 것 같지 않고, 잡힐 듯 하다가도 결코 잡히지 않을 것 같아서. 장만옥을 아주 좋아하지만, 이 영화에서 어쩐지 장국영와 장만옥은 어울리지 않았다. 화양연화에서 양조위..

영화 2021.06.05

더 기프트 (The Gift, 2015) 리뷰

이 포스트는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. 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스릴러 영화를 찾다가 러닝타임도 적절하고 (1시간 48분) 플롯도 적당히 흥미로워 보이길래 언니와 함께 자리잡아서 봤다. 그리고 한 줄 소감: 학교 폭력, 멈춰! 권선징악을 위한, 권선징악에 의한, 그리고 권선징악을 말하는 영화.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다. 적당히 쫄리고, 뭐 그렇긴 하지만. 스릴러적인 요소도 조금 부족하고, 사이먼이 더럽게 말을 안듣기 때문에 열받는 장면이 좀 많다. 그리고 결말도 살짝 좀.... 시나리오를 쓰다 만 느낌이다. 영화 보는 내내 언니랑 계속 한 말: 제발 창문에 커튼을 좀 달아! 제발! 그리고 로빈은 무슨 죄냐고! 묘하게 김종국 씨를 닮은 배우 조엘 에저튼이 이 영화의 시발점이 되는 인물, 고든..

영화 2021.05.27

붉은 돼지(Porco Rosso, 1992) "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이야"

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마구잡이로 나옵니다. 는 어쩌면 주인공의 외모 때문에, 아니면 진부하게 들리는 타이틀 때문에 몇 번이고 보려고 생각했지만 몇 년 동안이나 묵혀 두었던 영화였다. 2020년이 가기 전, 드디어 언니와 함께 앉아 볼 기회를 가졌다. 지브리 마니아들은 최고로 꼽는다는 이 영화가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. 2020년 마지막 날의 저녁을 책임져주었던 를 짧게 감상평을 남기려고 한다. 영화의 배경은 푸름 그 자체였다. 하늘에서, 아니면 바다에서. 위 아래가 다 파랗게 채워져 있었다. 그리고 그 가운데를 주인공 포르코가 탄 빨간 비행기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가로지른다. 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 공군으로 참전하였지만 이후 파시즘과 전쟁에 염증을 느끼고 자유로운 인생을 선택, 그리고 저주에 ..

영화 2021.01.03

The Cabin in the Woods (캐빈 인 더 우즈)

이 리뷰에는 마구잡이로 스포가 나옵니다. 말이 필요 없는 내 취향 호러 영화 그 자체. 사실 호러적인 요소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오히려 코미디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. 호러 영화의 클리셰들을 창의적으로 비틀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반전도 숨겨 놓았다. 계속 볼까말까 고민했던 영화인데 정말 재밌게 봤다. 진작 볼걸. 당신이 무엇을 기대하든, 이 영화는 당신의 상상보다 막돼먹고 맹랑합니다. 애들이 막 캐빈에 들어온 후 제시 윌리엄스가 거울의 비밀을 발견하는 씬에서 언니가 "어! 쟤 마커스 아니야?!" 이래서 보니 진짜 마커스여서ㅋㅋㅋㅋㅋㅋ 영화 내 제시 윌리엄스가 어떤 이름인지는 기억도 안나고 그냥 마커스라고 계속 불렀다ㅋㅋㅋㅋ 마커스! 힘내! 너만큼은 살아나가! 하면섴ㅋㅋㅋㅋㅋㅋ 마커스,, 응원했는데 녀석,,..

영화 2021.01.02